귀신통 소리
밝은 세상을 함께 열어갈 힘을 모으는
귀신통 소리
한 끼의 밥처럼 조선 사람들은 노래를 좋아합니다.
밥과 같은 노래가 널리 퍼지면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지도 몰라요.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는 노래처럼 희망이 널리 퍼지면
조선인이 원하는 밝은 세상이 찾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피아노 소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보고 싶었습니다.
- 본문 중 사보담
1900년, 우리나라 최초의 피아노가 낙동강 사문진 나루터를 통해 들어옵니다. 사람들은 처음 보는 시커멓고 무섭게 생긴 나무통을 귀신통이라고 불렀습니다.
《귀신통 소리》는 1900년을 전후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었던 외세 침략, 의병 운동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약초꾼 석이라는 아이를 통해 당시 시대적 문제를 안고 꿋꿋이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목련꽃의 향기처럼 아련하게 퍼지던 피아노 소리를 따라 하나가 되어 부르던 아리랑 노래. 석이와 사람들의 마음속에 피어난 그 뜨거운 감정을 함께 느껴 보세요.
· 비밀 심부름
· 애달픈 외침
· 대낮에 만난 귀신
· 힘없는 사람들
· 귀신 나올라 귀신통
· 힘겨운 이동
· 목련꽃을 닮은 하얀 소리
· 불온 벽보 사건
· 불꽃이 작아도
· 눈물
· 복사꽃 지고
· 실마리
· 귀신통 소리
· 이빨 빠진 호랑이
· 피어난 불꽃
· 강물처럼
글 김대조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오늘과 내일이 행복한 삶을 꿈꾸며 살고 있습니다. 책 읽기를 마냥 좋아하다가 평생 책을 재미있게 읽을 방법이 없나 생각한 끝에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며 작가라는 그럴듯한 호칭을 얻었습니다.
지은 책으로 《숨바꼭질》, 《우리 반 스파이》, 《아인슈타인 아저씨네 탐정 사무소》, 《니 하오 황짬뽕》, 《하루 10분 국어 교과서》, 《이야기 교과서 인물-허준/장영실/방정환》 등이 있습니다.
그림 박은희
중앙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후 어린이를 위한 따뜻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역사 이야기를 좋아하여 한국사와 관련된 작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덤벼라, 곰》, 《문화재 1》, 《장영실》, 《을지문덕과 살수대첩》, 《이사부》 등이 있습니다.
울음으로 길 밝히는 곡비
가장 슬픈 사람의 울음을 대신 울어주다
울음으로 저승 길 밝히는 곡비
파란정원 맛있는 역사 동화 여섯 번째 시리즈인 《울음으로 길 밝히는 곡비》는 양반가에 상을 당했을 때 상주 대신 곡을 해야 하는 노비, ‘곡비’의 이야기를 그린 동화이다. 엄마가 곡비면 딸도 곡비여야 하는 운명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힘겹게 노력하는 은실을 통해 곡비의 본질적인 삶과 부조리한 시대적 상황에 대응하며 살아가는 백성들의 역사를 알 수 있다. 명성황후의 장례 때 만난 서양 아줌마와의 인연으로 곡비가 아니라 호텔 매니저로서의 삶을 사는 은실, 울어야 하는 아이가 아니라 웃는 아이로 성장한 은실을 만나 보자.
“내가 울 엄니 이야기 들려줬어?
울 엄니 집안은 대대로 곡비였어. 울어서 먹고 사는 곡비.
난 그런 곡비가 죽어라고 싫었어. 어떻게 평생 울고 살아?
그래서 결심했지. 곡비 일은 절대 하지 않기로.”
은실의 똑 부러진 말투에 태남의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그랬던 내가 호텔에서 일하게 됐어.
희한하게 말이야, 호텔에서는 손님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웃어야 하잖아.
엄니가 준 선물이지 싶어.”
(중략)
“오라버니, 나 어렸을 때 엄니한테 막 대든 적이 있었어.
곡비가 그렇게 좋냐고 말이지. 그때 울 엄니가 그러더라.
저승 가는 사람에게 울음으로 가는 길을 밝혀 주니 좋다고 하는 거야.
생각해 보니 울 엄니가 한 일이 참말로 좋은 일이었네.
죽은 사람 위로를 해 주니 말이야.
우리 살자. 버티고 버텨서 죽어서는 안 되는 사람을 살려내자.
그러면 꺼진 촛불을 다시 살려낼 수도 있지 않겠어.”
- 본문 중에서
“슬프지 않은데 어찌 울어? 엄니는 우는 게 왜 그리 쉬워?”
우는 것이 직업인 곡비. 가장 슬픈 사람의 울음을 대신 울어 주는 곡비는 저승 가는 사람에게 울음으로 저승 길 밝혀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옛날에는 상을 치르는 동안 죽은 이를 애도하는 곡이 그치지 않는 것이 죽은 조상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체면 때문에 소리 내어 울 수 없는 양반가에서는 자신들을 대신해 곡을 해줄 사람이 필요했고, 그런 역할을 하는 사
람이 바로 곡비이다.
구한 말, 우리 역사상 가장 안타까운 명성황후의 억울한 죽음과 긴박했던 을사늑약 체결 과정 속에서 우는 곡비가 아니라 울지 않는 곡비 은실이 되기 위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은실은 집안 대대로 이어지는 곡비가 싫었다. 슬프지 않은데 울어야 하는 곡비가 싫었다. 그래서 엄마 같은 곡비가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한양에 올라온 은실은 서양 아주머니 미스 손탁을 만나 손탁 호텔에서 일하며 학당에서 공부를 하며 호텔 매니저 강은실로서의 자신의 꿈을 이뤄나간다. 우리 조상들의 삶은 작은 것 하나도 무시 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비록 지금은 사라졌지만, 그 당시에는 치열했을 곡비의 삶을 최대한 살리려 집중했다.
《울음으로 길 밝히는 곡비》 이야기를 통해 저승 가는 사람들의 길을 밝혀 주고,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최고의 곡소리로 그들을 위로해 주는 곡비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때로는 안쓰럽고, 때로는 기특한 은실이를 만나 보자.
· 울음으로 길 밝히는 곡비
· 우는 것 빼고는 못 할 것이 없다
· 설레는 발걸음
· 처음 보는 국장
· 서양 아주머니와의 만남
· 저승에서는 울지 마
· 정동에 서다
· 울지 않고 번 돈
· 처음 가진 책보
· 어처구니없는 누명
· 아직도 곡비로 보이니
· 황제의 슬픔
· 까만 가배, 타는 마음
· 살아서 버티는 일
· 새로운 길
글 최이정
어릴 때 용두사미라는 핀잔을 들었지만, 세상에는 흥미로운 일이 많아 여전히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글 쓰는 일은 현재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에 제 어깨를 쓰다듬습니다. 계간지 ‘시와 동화’에 <밥 냄새가 들린다>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거북이처럼 느린 걸음으로 즐겁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더불어 학생들에게 독서논술과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중입니다.
지은 책으로는 《스마트폰 왕국》 《딱지 전쟁》이 있습니다.
그림 김호랑
창 너머 사람들을 보는 것과 추운 겨울이면 따뜻한 이불 속에서 뒹굴뒹굴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이들이 꽃과 나비와 함께 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고, 꼭두 일러스트교육원에서 그림책 과정을 수료하였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할머니가 아프던 날》 《호랑이가 준 보자기》 《큰 애기 작은 애기》 《손 없는 색시》 《슬기의 왕자》 《채채의 그림자 정원》 《내 복에 산다 감은장아기》 《책 읽어 주는 아이 책비》 등이 있습니다.
나는 조선의 역관이다
조선 땅은 내가 지킨다!
세 치 혀로 나라를 지킨 조선의 역관
파란정원 맛있는 역사 동화 다섯 번째 시리즈, 《나는 조선의 역관이다》는 조선 시대에 통역을 담당하는 관리인 ‘역관’에 대한 이야기이다. 서얼인 완이는 ‘반쪽이’라고 놀림 받는 조선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원망하며 저잣거리에서 온갖 장난만 치고 다녔다. 하지만 통사 나리를 만나 반쪽이인 자신도 무언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역관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다. 서얼이라는 신분의 한계를 넘어 역관이 되어 조선을 지키려는 완이. 역관 완이가 지키는 조선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나저나 법국은 어떤 나라요? 요즘 법국만 생각하면 잠을 자더라도 편안하게 잠들지 못하고, 밥을 먹더라도 아래로 내려간 것 같지 아니하고 갑갑하오.”
임금님이 법국과 통상을 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임금님의 뜻이 그렇다면 연행사가 청나라에 가서 할 일은 법국의 군함을 무찌르거나 몰아낼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중략)
“완아, 나를 따라오거라.”
완이는 종일 통사 나리를 따라다녔다. 통사 나리는 청나라에 도착하자마자 청나라 관리들을 만나고 다녔다.
어제 만난 사람처럼 청나라 관리들이 통사 나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통사 나리가 웃는 얼굴로 이야기하면서 법국 이야기를 넌지시 꺼내면 청나라 관리들이 법국에 대한 이야기를 수다스럽게 풀어냈다.
“완아, 그동안 나를 따라다니면서 들은 이야기가 많을 것이다. 임금님께 법국에 대해 어떻게 말씀을 드리면 좋겠느냐?”
“청나라 관리들의 말을 모아 보면 조선에 와 있는 법국의 군함에는 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법국과 정면 대결을 피하면서 차일피일 날짜를 끄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법국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날 것입니다.”
그날 이후로 임금님은 느긋하게 법국을 대했다. 법국이 뭐라고 하든지 간에 차일피일 날짜를 미루면서 만나지 않았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법국이 군함을 몰고 청나라로 돌아가 버렸다.
- 본문 중에서
역관은 조선 시대에 통역을 담당하던 관리로, 다른 나라에 파견되는 사신을 수행하거나 외국의 사신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였을 때 통역을 맡은 통역관이다. 역관의 말 한마디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도 하고, 국가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오기도 했다. 중국어와 일본어 등 뛰어난 외국어 실력을 갖춘 역관은 외교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였다.
또한 역관은 무역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국제적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던 시대에 다른 나라의 발달한 문물을 가장 빨리 접하고 받아들여 전파하기도 하고, 무역을 통해 많은 재산을 모으기도 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시대를 앞서간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중인’이라는 신분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역사 속에서 지워졌다. 그런 이유로 역사책에서 역관과 관련된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역관이 되기 위해 험난한 과정을 이겨내고, 외교 통역관으로서의 빛나는 활약상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평가도 받지 못한 역관. 《나는 조선의 역관이다》 이야기를 통해 소외된 역관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 뛰어난 외국어 실력을 갖춘 세 치 혀로 나라를 지킨 역관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친구
· 세 번의 닭 울음소리
· 매듭처럼 단단하게 뒤엉켜 있는 마음
· 천상의 집
· 금 숟가락을 입에 물고 태어난 아이
· 아이고, 골치야
· 산 넘어 산
· 산 넘어 산 넘어 산
· 하루빨리 다녀와야 하는 길
· 수돌이를 만나다
· 나는 조선의 역관이다
글 조경희
대학과 대학원에서 동화를 공부한 선생님은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별밭이 된 씨름장》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계명문화상, 눈높이 아동문학상, 아르코문학창작기금,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기금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유네스코세계기록문화유산 ‘直指(직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천년의 사랑 직지》 《아빠는 나의 영웅》 《1등 봉구》 《고구마 꽃》 《김 반장의 탄생》 《달콤한 시간은 1초》 《바람을 품은 집》 《강빈, 조선을 깨우다》 등이 있습니다.
그림 전지은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과 회화를 공부하고, 뉴욕 FIT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그림은 나의 힘》 《피테르의 마을 구경》 《항공기는 누가 발명했을까?》 《조선을 휘어잡은 가문》 《해룡이와 거북선》 《불새》 《전쟁터에서 만난 위인들》 등이 있습니다.
강빈, 조선을 깨우다
위기와 절망을 기회로 바꾸다!
새로운 조선을 꿈꾼 조선의 세자빈, 강빈
조선의 제16대 임금 인조의 며느리이자 소현세자의 부인, 조선 왕실 여인으로는 유일하게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간 강빈은 여인이라는 한계와 왕실 여인의 법도를 뛰어넘어 백성들을 구해내고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여 새로워진 조선을 꿈꾼 세자빈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현세자의 죽음과 함께 시아버지 인조 임금에게 사약을 받고 생을 마감하게 된다. 비운의 세자빈으로 기억되는 당찬 강빈, 못다 핀 꽃송이 그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병자호란의 패전으로 소현세자와 강빈은 인질이 되어 청나라 심양으로 끌려간다. 처음 심양에 도착했을 때는 청나라 사람들의 무시와 치욕을 견뎌내야만 했다. 하지만 강빈은 청나라에서 주는 적은 돈으로 이백 명이 넘는 조선인 일행과 생활하며 절망과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청나라 황제는 더 이상 돈을 주지 못하겠으니 직접 농사를 지으라고 했다. 간밤에 생쥐들이 곡식을 입에 물고 와 심양관 창고가 가득 차는 꿈을 꾼 강빈은 노예시장에서 조선인 노예들을 사 와 농사를 짓고, 청나라 귀족들과 무역을 하는 등 조선 왕실 여인으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을 하면서 돈을 벌어 청나라 귀족뿐만 아니라 황제와도 친분을 쌓으며 조선의 외교관 역할을 당당하게 해냈다. 뿐만 아니라 병자호란 때 붙잡혀간 조선인 노예들을 사서 고국으로 돌려보내기까지 했다.
청나라에서의 일이 조선에 전해지자 백성들 사이에서 소현세자와 강빈의 인기가 높아졌다. 그러자 인조 임금은 백성들이 자신보다 소현세자 부부를 더 높이 떠받드는 것이 아닐까 노심초사하던 차에 청나라 황제가 자신을 폐위시키고 소현세자를 왕으로 앉히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에 불꽃이 일어 강빈에 대한 미움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소현세자와 강빈은 발달한 서양의 문물을 보며 강해진 조선을 꿈꿨다.
결국 인조는 오랜 인질 생활을 마치고 조선에 돌아온 소현세자와 강빈을 홍제원에 머물게 했다. 하루라도 빨리 임금을 뵙고 싶은 마음에 소현세자와 강빈은 매일 궁궐을 향해 인사를 했다. 그리고 며칠 후, 입궁을 허락하는 명령이 떨어졌다. 하지만 반갑게 맞이해줄 것 같았던 인조는 싸늘했다. 게다가 소현세자가 청나라 물건을 가져온 것을 보고 오랑캐의 물건을 가져왔다며 불같이 화를 내고는 소현세자를 향해 벼루를 던졌다. 소현세자와 임금의 사이가 안 좋다는 소문이 돌자 아무도 강빈과 소현세자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만나려 하지도 않았다.
며칠을 끙끙 앓던 소현세자가 돌연 죽음을 맞았다. 임금은 소현세자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풀기는커녕 여느 사대부 집안의 장례보다도 더 간소하게 장례를 치르고는 원손이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소현세자 동생인 봉림대군을 세자로 책봉했다.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지만 아무도 강빈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임금은 강빈은 세자빈이 아닌 강 씨라 부르며 후원 별당에 가두고는 음식도 문에 구멍을 뚫어 받도록 하였고, 강빈의 어린 아들들도 제주도로 유배를 보냈다. 또한 임금을 독살하려 했다는 누명을 씌워 강빈의 궁녀들을 잡아갔다. 이로써 끝이 아니었다. 강빈의 친정어머니와 오라버니들도 죄를 물어 죽게 하였다.
결국 강빈은 검은 천을 씌운 가마를 타고 아무도 없는 친정집으로 향했다. 백성들은 강빈의 편이었다. 이제 더는 울 힘이 없는 강빈을 위해 백성들이 강빈을 따르며 대신 울었다.
그리고 마침내 임금은 강빈을 처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쓰디쓴 사약이 강빈의 입안으로 흘러들고, 마지막 숨이 끊어질 때까지 강빈은 자신의 죽음으로 이 모든 슬픔이 끝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었다. 향긋한 봄날 꿈속에서 강빈은 소현세자의 손을 꼭 잡고 강해진 나라, 새로워진 조선을 만나고 있었다.
《강빈, 조선을 깨우다》를 통해 여인의 몸으로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자 했던 조선의 용감한 세자빈을 만나보자.
잠 못 드는 밤
하늘을 뒤덮은 통곡 소리
눈발은 어지럽게 날리고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망가 중에 망가로다
점점 단단해져 가는 마음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
의심은 또 다른 의심을 낳고
소중한 꿈들이 산산 조각나고
멈추지 않는 운명의 수레바퀴
향긋한 봄날 꿈속에서
글 조경희
대학과 대학원에서 동화를 공부한 선생님은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별밭이 된 씨름장》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계명문화상, 눈높이 아동문학상, 아르코문학창작기금,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기금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유네스코세계기록문화유산 ‘直指(직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천년의 사랑 직지》 《아빠는 나의 영웅》 《1등 봉구》 《고구마 꽃》 《김 반장의 탄생》 《달콤한 시간은 1초》 《바람을 품은 집》 등이 있습니다.
으로
그림 수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예쁜 아가와 언제나 활력이 넘치는 씩씩한 강아지와 매일 기분 좋게 그림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그림, 꿈과 희망을 주는 그림을 그려 아가와 함께 읽고 싶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화정, 정명공주 이야기》 《넌 하나님을 만나봤니?》 《넌 교회에 왜 가니?》 《아빠는 외계인》 《난 밤이 너무 무서워》 등이 있습니다.
조선의 소방관 멸화군
조선의 불을 멸하라!
불귀신 잡는 불잡이, 멸화군
‘흥원창 어린 배꾼’ 이라는 역사동화로 아르코창작기금, 제10회 윤석중문학상을 수상하며 우리나라 역사동화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 중견동화작가인 홍종의 작가의 신작 역사동화가 나왔다. 《조선의 소방관 멸화군》은 조선 시대 소방관인 멸화군에 대한 이야기로 아동 문학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역사 속의 소방관에 대한 장편 동화다.
불은 인류 문명의 발달과 함께 한 자연의 재앙이자 선물이다. ‘불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처럼 온몸으로 불과 맞서는 소방관들이 진정한 역사의 주역들이다. 《조선의 소방관 멸화군》은 열세 살 무굴이가 가슴속의 불을 다스려 진짜 불을 끄는 멸화군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로, 홍종의 작가 특유의 동화적인 추리와 모험을 결합시켜 마치 타오르는 불길처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가고 있다.
‘불은 도성 밖 장용이라는 노비의 집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한 줄의 모티브
이날 점심 때 서북풍이 크게 불어 한성부 남쪽에 사는 종 장룡의 집에서 제일 먼저 불이 일어났다.
- 세종실록 1426년 2월 15일
세종실록에서 발견한 한 줄의 문장에서 영감을 얻은 《조선의 소방관 멸화군》은 실제 세종 임금 때 발생한 화재 사건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이다. 이 한 줄의 문장으로 홍종의 작가는 조선 소방관인 멸화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지 멸화군 무굴이를 만나 보자.
불은 물로써 끄는 것이 아니라 불로써 끄는 것이다
무굴이의 가슴속에는 불이 있다. 그 불은 무굴이가 기억하지 못하는 갓난아이 때의 일이다. 한성에 난 큰불로 무굴이는 친부모님과 형제를 잃었다. 다행히 금화군이었던 지금의 아버지가 불길 속에서 무굴이만을 간신히 구했다. 태어날 때부터 가슴에 불을 갖고 태어난 무굴이는 멸화군이 될 수밖에 없었다. 멸화군 대장인 외숙부님을 만나 옛날의 일을 들을 무굴이는 불을 물로써 끄는 것이 아니라 불로써 끄는 것이라는, 가슴속 불을 잘 다스려 그 불로 불을 끄라는 아버지의 말에 멸화군이 되기로 결심한다. 무굴이가 가슴속 뜨거운 불을 올바르게 다스리고, 그 불로 마을을 태우고 친부모님과 형제를 앗아간 불을 다스리는 이야기로, 무굴이의 성장과 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동화이다.
더불어 《조선의 소방관 멸화군》을 통해 지금도 불이 날까 조바심을 내며 언제라도 출동 준비를 하고 있는 모든 소방관들의 노고를 알고, 고마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진짜 멸화군이 된 열세 살 무굴이의 성장 동화
친구 돌개네 집에서부터 시작된 마을의 불은 무굴의 집을 태우고도 모자라 이웃마을, 또 이웃마을로 옮겨갔다. 불이 처음 시작된 곳에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에 따라 관가에서는 조사도 하지 않고 돌개 아버지를 옥에 가두고, 돌개와 돌개 어머니는 곤장을 맞았다. 이 일로 돌개는 입을 닫았다.
덕삼 아재로부터 무굴은 옛날 한성의 큰불로 무굴의 친부모님과 형제들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금화군이었던 지금의 아버지가 불 속에서 자신을 구하고, 지금껏 키워왔다고 했다. 숨겨졌던 이야기에 무굴의 가슴속에서 불길이 차고 올랐다. 가슴속 불로서 불을 끄라는 아버지의 이야기에 무굴은 억울하게 누명을 쓴 돌개네를 생각하며 멸화군이 되기로 결심한다.
멸화군을 뽑는 마지막 3차 추림, 왜 멸화군이 되려는가의 질문에 무굴을 돌개를 생각했다. 억울한 사람들의 누명을 벗기고 진짜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는 무굴의 대답에 멸화군 대장은 그 범인을 꼭 잡으라며 무굴을 멸화군으로 합격시켰다. 그날 오후, 한 어른을 따라 기와집으로 간 무굴은 낮에 보았던 멸화군 대장이 자신의 외숙부임을 알게 된다. 무굴의 집에서 시작된 큰불로 무굴만 살아남았지만 불이 시작된 곳에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무굴을 거둘 수 없었고, 대신 금화군이었던 아버지가 임금에게 청해 무굴을 키우게 되었다는 외숙부의 이야기에 무굴은 외숙부의 무릎에 파묻혀 한참을 울었다. 그러고는 외숙부가 아닌 멸화군 대장과 한 약속, 불을 낸 진짜 범인을 잡으러 다시 마을로 돌아간다.
무굴은 변소 문틈으로 철승 아재를 보았다는 달비의 이야기와 철승 아재와 함께 토란을 다듬었다는 돌개의 이야기에 머리를 반짝이며 추리 퍼즐을 맞춰나갔다. 돌개네와 담 하나를 두고 있는 학동 할멈은 철승의 친척 아주머니이다. 토란을 좋아하는 학동 할멈에게 철승은 토란을 가져다주었고, 토란은 생으로 먹을 수 없기에 분명 불을 피웠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바람이 불어 돌개네로 불이 옮겨 붙으면서 마을에 불이 난 것이다. 무굴은 자신의 추리를 하나하나 맞춰가며 마을 사람들 앞에서 철승을 범인으로 지목했고, 학동 할멈의 죽기 전 유언으로 모든 진실이 밝혀졌다.
비로소 무굴은 멸화군으로서 불을 낸 진짜 범인을 잡아 돌개네의 누명을 벗겼고, 금화군 아버지의 인정을 받은 진짜 멸화군이 되었다. 불은 물로써 끄는 것이 아니라 불로써 꺼야 하기에 열세 살 무굴이의 가슴속 뜨거운 불로 진짜 불을 끄는 멸화군 무굴이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짜디짠 눈물 / 오라버니, 정말 비겁해! / 어머니가 어때서 / 불거지 상거지 / 불 군사 모집 / 범인 맞지? / 불을 칭찬하지 마라 / 니 어미 구워 먹어라 / 마지막 3차 추림 / 밝혀진 비밀 / 다시 집으로 / 범인을 찾아라 / 진짜 멸화군이 되다
글 · 홍종의
‘우리나라 동화작가 중에서 가장 동화작가답지 않게 생긴 동화작가’인 선생님은 외모에서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었듯이 정말 재미있는 글을 쓰고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199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동화 작가가 되었고, 계몽아동문학상, 대전일보문학상, 아르코창작기금, 제10회 윤석중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동화책으로는 《흥원창 어린 배꾼》 《까만 콩에 염소 똥 섞기》《물길을 만드는 아이》 등 40여 권이 있으며, 《털실 한 뭉치》 《공짜표 셋 주세요》 등의 그림책과 청소년 소설 《달려라, 돌콩》이 있습니다.
그림 · 장명희
동양화를 그리다가 어린이 책의 재미에 푹 빠진 선생님은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 속 아이들과 같이 울고, 웃으며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비토섬의 전설》 《할미꽃 전설》《 팥죽할머니》 《우리 문화 91가지》 《똥 마을의 비밀》 《조선과 함께한 27인의 여걸》 등이 있습니다.
천상열차분야지도
조선의 밤하늘을 담은 천상열차분야지도
《조선의 밤하늘을 새기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우리나라 만 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소재로, 개밥바라기라고 놀림을 받던 샛별이가 류방택 할아버지와 조선의 별자리 지도를 만드는 모습을 담고 있다. 천자의 나라만이 천문도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명나라는 조선의 별자리 지도 제작을 방해한다. 하지만 조선에서 가장 멀리 보는 샛별이와 고려 최고의 천문학자인 류방택 할아버지는 마침내 조선의 별자리 지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완성하고, 명나라의 위협에도 안전할 수 있고, 백성들을 위해 널리 올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돌에 새김으로써 우리나라 천문학의 발달과 류방택 선생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포구를 떠도는 개밥바라기는 멀리 볼 줄 아는 눈 덕분에 왜구의 침략에서 안흥 포구 마을을 구했다. 다음 날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가 찾아와 물고기떼를 찾는 일 대신 백성들을 위한 일을 하자고 했고, 샛별이라는 이름도 지어주었다.
할아버지를 따라 도비산에 오른 샛별이는 산꼭대기에 있는 별 보는 집에서 매일 밤, 하늘에 떠 있는 별자리를 관찰했다. 할아버지는 정확한 별자리 지도가 없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어느 날, 조선의 군관이 할아버지를 찾아왔다. 조선의 천문도 제작을 위해 조선의 왕이 고려의 유신인 할아버지를 데려가려는 것이었다. 결국 할아버지는 조선의 왕이 아닌 백성들을 위해 천문도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할아버지와 함께 샛별이는 조선의 서운관에서 별자리 지도를 만들기 위해 하늘을 관측했다. 하지만 샛별이가 못마땅한 정량과 우맹석은 샛별이의 관천 업무를 방해하고, 할아버지에게 받은 고려의 직첩을 고발하여 샛별이를 역적으로 모함했다. 어느 날, 선물로 들어온 차를 마시고 열이 펄펄 끊은 할아버지는 끝내 날카로운 시력을 잃었다. 그뿐 아니라 금박 묻은 사냥개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관천 업무를 끝내고 할아버지 집에 간 샛별이는 일식 계산에 몰두한 할아버지에게 한 달 안에 일식이 일어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서운관에 들어선 샛별이의 귀에 내일 일식이 일어난다는 말이 들렸다.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일식 날, 아무리 기다려도 일식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하늘이 컴컴해지더니 비가 내렸다.
누군가가 임금에게 할아버지를 모함하는 상소를 올렸다. 관천 업무를 잘못한 관원의 실수를 덮고, 잘못된 일식 계산으로 임금을 모욕했다는 내용이었다. 할아버지의 안위가 걱정된 샛별이는 중추원사에게 할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모함하는 이들의 일식 대결을 펼칠 것을 제안했다.
할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모함하는 이들의 일식 날짜는 같은 날 다른 시간이었다. 일식 날, 먼저 상소를 올린 자들이 계산한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일식은 일어나지 않았다. 시간은 점점 할아버지가 계산한 시간이 되었다. 모두들 간절한 마음으로 하늘을 보던 그때, 드디어 일식이 일어났고, 정량과 우맹석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주저앉았다.
진실을 밝혀지는 것. 천자의 나라만이 천문도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 명나라는 조선이 천문도를 만드는 것을 허락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정량과 우맹석에게 명의 천문 지식을 건네겠다고 꼬여 멀리 보는 샛별이와 별자리를 계산할 수 있는 할아버지를 해치려한 것이었다.
마침내 1395년, 조선의 별자리 지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완성되었다. 샛별이는 언제 또 명나라 별자리 지도를 훼손할지 모르니 별자리 지도를 돌에 새길 것을 임금에게 청했다. 이로써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조선 팔도의 관청에 보내져 백성들에게 올바른 시간과 절기를 알려 줄 수 있게 되었다.
• 서주에서 가장 멀리 보는 아이
• 샛별이 된 개밥바라기
• 동자승 소녀
• 도비산의 별 보는 밤
• 한양에서 온 군관들
• 조선의 서운관
• 정량과 우맹석
• 직첩
• 일식단자
• 상소
• 붉은 손수건
• 두 번째 경고
• 귀신 개의 정체
• 마지막 대결
• 천상열차분야지도
글 · 김재성
동화를 쓰는 치과의사 선생님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선생님은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에서 10여 년간 치과 진료를 했습니다. 현재 의정부 샌프란시스코 치과 원장으로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2009년 한국추리작가협회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2014년 제9회 소천아동문학상 신인상, 2015 푸른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드래곤 덴티스트: 용의 이빨을 고쳐 주는 아이》와 치과동화시리즈인 《마녀 치과의사와 이빨 요정》 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어른들을 위한 장편 추리소설 《호텔 캘리포니아》 《경성 좀비 탐정록》, 홈스 시리즈 개설서인 《불멸의 탐정, 셜록 홈스》등이 있습니다.
그림 · 유해린
글 읽는 것이 좋고,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아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후 입필 미래그림연구소에서 일러스트레이션 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하였습니다.
시사 일본어 중학교 검인정교과서, 한국교원대학교 초등학교 국정교과서 등에 일러스트 작업을 하였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주최성철 스님 열반 20주기 기념 전시 ‘중도’의 영상작업과 2014년 필라코리아 ‘한국의 미’ 우표 발매 기념 영상작업에도 참여하였습니다.
직접 지은 책으로는 《후다닥 그리는 연필 일러스트》가 있습니다.
책 읽어주는 아이 책비
2014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선정
책비 권이량을 만나다
조선 시대 책비(冊婢)라는 직업여성이 있었다. 보자기에 세책 몇 권을 싸 들고 다니며, 양반집 안방마님의 치맛자락을 눈물로 적시게 했던 여성 이야기꾼. 책 읽어 주는 계집종이라 무시하는 이들에게 자신은 재능을 펼치는 직업여성이라 말하던 당찬 그녀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책비 권이량에게 책을 배우다
《책 읽어주는 아이 책비》는 몰락한 양반집 아씨가 당당한 직업여성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역적으로 몰려 제주로 귀양을 떠난 아버지, 집안의 몰락으로 고통 속에 죽음을 맞은 어머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현실 속에서 이량은 모든 것을 버리려 한다. 그런 이량의 눈에 띈 「최척전」의 한 대목이 이량을 살린다.
삼가 죽지 않으면 반드시 즐거운 일이 있으리라.
그러나 이량은 볼 수 없는 아버지가 그리워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쓸모없는 자신을 원망한다. 그런 이량을 광양댁은 더욱 깊은 시련 속에 밀어 넣는다, 양반집 아씨에서 기생들에게 책 읽어 주는 계집종 년 ‘책비’가 된 것이다. 책비를 하찮은 종으로 여기던 이량을 최 서쾌와 수현은 책을 통해 세상을 보여주고 변화시킨다. 밥이 되고, 약이 되고, 세상이 담긴 책. 그리고 그것을 읽어 주는 당당한 직업여성 책비 권이량으로 다시 태어난다. 끊임없는 시련 속에서 그녀를 살리고, 죽어가는 아이가 미소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에서 작가 김은중은 마음속 깊이 책의 힘을 느끼게 한다.
이야기책이 만들어낸 행복
주인공 이량을 일으켜 세운 중심에는 책이 있다. 때로는 이량을 일으켜 세우고, 때로는 이량을 고통 속으로 다시 밀어 넣었던 책을 이량은 끝까지 놓지 못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이량은 깨닫게 된다.
“책에는 세상이 다 들었습죠. 사람도 들고, 밥도 들고, 약도 들고. 그것을 다 안다 생각했는데 그새 잊고 있었네요.”
이야기책 속에 담긴 또 다른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현실과 다른 꿈을 꾸며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이량이 진정한 책비로 변화하는 모습에 독자 또한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아무리 힘든 상황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그 꿈을 따라 행복도 함께 따라온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느껴진다. 그리고 책이 참 흔한 요즘, 흔하다 못해 버거운 짐이 되어 버린 책 옆으로 독자들이 다시금 한 걸음 다가가 좋은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
떨어진 꽃잎은 바람에 흩날리고 | 책 읽는 종년이라니 |
헛된 죽음을 부르지 마라 | 흙바닥을 기어가는 여인 |
무엇을 망설이느냐? | 살아있는 이야기 |
얼싸 좋네, 살판이로구나! | 저승 가는 길도 쉬어 가게 하는 것 |
난초 짠보가 될 테야 | 겨울이 지나야, 새봄 |
진정 무엇이 되려느냐? | 소귀에 책 읽기 |
불길한 예감은 틀리질 않고 | 상처 입은 꽃이 죽음을 부르네 |
닫힌 눈이 뜨이다 | 책비, 권이량
글 김은중
바다를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거북처럼 책 읽는 게, 글 쓰는 게 마냥 좋아서 즐겁게 공부하며 열심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김만중 문학상, 푸른 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잘난 척 대마왕 강유리》 《돈조아마녀님, 내 돈 주세요》 《독후감 쓰기 싫은 날》 등이 있습니다.
그림 김호랑
창 너머 사람들을 보는 것과 추운 겨울이면 따뜻한 이불 속에서 뒹굴뒹굴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이들이 꽃과 나비와 함께 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고, 꼭두 일러스트교육원에서 그림책 과정을 수료하였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할머니가 아프던 날》 《호랑이가 준 보자기》 《큰 애기 작은 애기》 《손 없는 색시》 《슬기의 왕자》 《채채의 그림자 정원》 《내 복에 산다 감은장아기》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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