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진짜 진짜 아픈 거라고!
오늘은 월요일이에요. 엄마 아빠랑 집에서 더 놀고 싶어요. 하지만 엄마 아빠는 회사에 가야 하고, 난 유치원에 가야 해요. 그리고 주말 지낸 이야기도 발표해야 하지요. 그런데 갑자기 머리가 아파요. 아무래도 오늘은 유치원에 못 갈 것 같아요.
“엄마, 나 머리 아파. 머리 아파서 유치원에 못 가겠어.”
엄마는 할머니와 이모에게 급히 전화해요. 하지만 모두 올 수 없대요. 엄마가 발을 동동 굴러요. 엄마 얼굴이 하얘져 꼭 울 것만 같아요. 나는 엄마에게 유치원에 가는 대신 선생님께 발표시키지 않게 이야기해 달라고 했어요.
“나 목 아프니까, 주말 지낸 이야기 발표시키지 말라고 선생님한테 말해 줘.”
그런데 엄마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상하다는 듯 말했어요.
“목이 아파? 머리가 아니고?”
나는 깜짝 놀라 목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다고 말했어요. 난 진짜 머리도 아프고, 목도 따끔따끔하거든요.
실제로 아이들 대부분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거나 스스로 하기 싫다고 생각하는 일을 억지로 해야 할 때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회피하기 위해 자기 자신도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르는 꾀병을 만들게 되지요. 《엄마는 모를 거야》는 꾀병을 시작한 주인공 다인이를 보며, 아이 스스로 자신의 모습과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고 있습니다. 아이 스스로 그런 행동이 옳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꾀병과 거짓말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게 합니다.
꾀병은 아이 자신도 모르는 거짓말!
아이들이 꾀병을 부리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그 첫째는 부모에게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싶어서이고, 둘째는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한 경우입니다. 아이는 자신이 하기 싫거나 피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나는 아프다, 아프다.”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진짜 아픈 듯한 느낌을 받게 되지요. 그래서 꾀병을 부리기 시작한 아이들 대부분이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아이에게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몰아세우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아이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엄마는 모를 거야》는 주인공 다인이를 통해 아이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합니다.
내가 할 일은 내가, ‘책임감’을 배워요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 즐겁고 재미있는 일을 할 때 절대 꾀병을 부리지 않습니다. 도리어 아픈데도 아프지 않다며 참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책임도 따르고 의무도 따릅니다.
《엄마는 모를 거야》에서는 주인공 다인이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주변을 돌아보게 합니다. 사랑하는 엄마, 선생님, 친구들 그리고 나 자신에게 꾀병은 과연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요
글 곽영미
제주도에서 태어나 지금은 특수학교 유치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07년 한국 안데르센 문학상 동화 부문 가작 등을 수상했으며, 2012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되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무소유》, 《나눔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고래를 찾는 자전거》 등이 있습니다.
그림 김은경
어린이들의 마음높이에 맞추는 즐거운 그림을 그리는 화가입니다. 다양한 표현으로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돈조아마녀님, 내 돈 주세요》, 《내 식습관이 어때서!》, 《견우와 직녀》, 《도깨비감투》, 《냐옹이 언니》, 《수학일기》, 《1주일만에 끝내는 국어교과서》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