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히 미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동네를 빼고는 외국인들을 별로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지하철에서든 어디에서든 외국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백인, 흑인, 동남아시아인, 러시아 사람들까지....... 특히 우리나라 공장에서는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못사는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이 많이 일하고 있고, 농촌에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여자들이 시집 와서 농사도 짓고 아이도 낳고, 그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다문화 가정이 증가 추세에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외국 국적의 아이들과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 외국인 노동자 인권 문제, 문화 충격 등 크고작은 문제점들이 많이 노출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와 점차 확대되어 가는 다문화 사회를 제대로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동화 <몽당분교 올림픽>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하는 법과 현실 사이에서 오는 괴리를 어떻게 메꿔 나가야 하는가?’ 또 ‘다문화 사회로 가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책이다. 먼저 동화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몽당분교에서 함께 공부하게 된 6개국 7명의 어린이, 즉 아빠와 함께 북한을 탈출한 만덕이, 2살 때 몽당사에 맡겨져 엄마아빠의 얼굴도 모르는 철수, 필리핀에서 한국에 일하러 온 아빠를 따라온 호세피노, 한국인 엄마와 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혼열아 솜차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엄마아빠를 따라 한국에 온 에르킨, 엄마 아빠가 이혼해서 외할머니랑 사는 예슬이, 그리고 나이지리아 부모 사이에서 한국에서 태어난 이영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중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몽당분교에서 공부하던 1학년 영애는 부모가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부모와 함께 나이지리아로 강제 출국을 당하게 된다. 영애는 피부색만 다르지, 말하고 생각하는 건 한국 어린이하고 똑같다. 자신은 한국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심지어는 이명박 대통령도 자기의 친척이라고 우기기까지 한다. 그런데 엄마아빠와 강제 출국을 당하게 된다. 적법한 절차에 따른 행위이기는 하지만 법에 문제가 있다면 뭔가 이 시점에서 제도적인 보완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 제기를 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 동화의 또다른 축은 한국 남자와 결혼한 베트남 며느리 이야기를 통해서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하는 문제 제기에 모아져 있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김 상사로 대표되는, 대다수 한국인의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각과 베트남 며느리로 대표되는 다문화 가정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음을 동화는 보여 주고 있는데, 동화는 이 시점에서 이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의 실정에서 우리는 이들을 어떤 자세로든 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과 더불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평화롭고 발전적으로 이끌고 가야만 하는 시점에 우리는 이미 도달해 있으므로, 법적, 제도적으로 뿐만 아니라 이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좀더 포용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말이다. 저자는 뭐든지 경쟁력을 앞세워 ‘차별하기’를 좋아하는 우리 사회를 배경으로 이 동화를 썼다고 밝히고 있다. 민족 차별이라는 생각의 틀에 어린이나 어른들이 갇혀 있으면 동화에서처럼 우리나라 어디에서든지 혼혈 어린이들의 차별받는 올림픽이 열릴 수 있을 거라고 강변하면서, 커다란 바위가 오랜 세월에 걸쳐 작은 물방울에 부서지듯이, 이 동화가 우리나라 어른들이 어린이들에게 물려 준 잘못된 ‘생각의 틀’을 깨는 작은 물방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1 올림픽이 열리는 동네
2 여기는 몽당분교 운동장입니다
3 올림픽 정신을 망각한 운동회
4 모르는 게 없는 최 박사님
5 강원도 산골의 국제학교
6 읍내 투어
7 단군의 자손들
8 김 상사와 베트남 참전 용사들
9 최고 나이 많은 전학생
10 국제학교 수업
11 하늘에서 내리는 뚜이엣
12 학교가 없어진다
13 몽당리에 나타난 메리 포핀스
14 몽당분교 최초의 운동부
15 배드민턴 감독 호아
16 진짜 한국 국가대표 이영애
17 바람과 함께 사라진 금메달
18 아프리카로 추방당한 한국 어린이
19 현수막 방화 사건
20 15년 만에 태어난 아기
21 올림픽 축구 단일팀
22 마지막 졸업식
글 김형진
이 글을 쓴 김형진 아저씨는 한국외대 재학 시절 <외대문학상>에 시(X)가 당선되었고, <씨네21> 시나리오 공모에 ‘2424’가 당선되어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어요. KBS 어린이 프로그램 ‘꼬꼬마 텔레토비’ ‘엄마와 함께 동화나라로’ ‘수수께끼 블루’ 등을 연출하였고, SBS 단막 드라마 ‘똑바로 고쳐라’, MBC 추석특집 2부작 드라마 ‘스쿨버스’ 대본을 썼으며, 대학로 연극제 출품작 ‘탤런트’희곡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 동안 지은 책으로는 《개그맨 학당》 《아빠와 함께 동화나라로》 《컴퓨터 동화》 영상소설 《총잡이》 SF 《컴퓨터 계엄령》 등이 있습니다. 현재 KBS미디어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