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까지 시원해지는 팥빙수 이야기
자신의 물건을 망가트리는 동생과 무조건 참으라고만 하는 엄마에게 도깨비는 몹시 화가 났어요. 마치 가슴 안에서 빨간 용이 춤을 추는 것만 같았지요. 화가 난 도깨비는 아무 데나 도깨비 방망이를 휘둘렀어요. 자신의 마음처럼 모두 뜨겁게 만들어 버리려고요. “너도 더워 봐라, 뚝딱! 너도 뚝딱!” 도깨비가 방망이로 나무를 내리치자, 나뭇잎들이 금세 바싹 말라버렸어요. 그리고 마을은 점점 뜨거워졌지요. 그런데 도깨비가 아이들이 있는 할머니 집에까지 찾아왔어요. 화가 난 도깨비가 마구 방망이를 휘두르자 고미가 도깨비를 달래며 절구와 방망이를 가져왔어요. “이걸로 뚝딱대면 어때” 과연 아이들은 도깨비의 화를 풀어줄 수 있을까요
마구 방망이를 휘두르는 도깨비를 고미가 꽉 안았어요.
“이거 놔! 나 진짜 화났어. 다 뜨겁게 만들 거야!”
“왜 그래뭣 때문에 화가 났는데”
“엄마가 또 나만 잘못했다잖아. 아무것도 모르면서!”
도깨비의 눈에 눈물이 맺혔어요.
“도깨비야, 화 풀고 우리랑 놀자.”
고미가 도깨비를 달래며 말했어요.
“난 지금 놀 기분이 아니야.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고!”
“그래도 같이 놀면 기분이 아질 거야.”
“싫어,난 방망이로 뚝딱뚝딱 모두 덥게 만들 거야.”
아직 어린아이들은 화가 나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관없는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 자신의 감정을 과격한 행동으로 표출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지 않고 또다시 아이를 다그치게 되면 아이는 마음의 문을 닫고, 자신의 화를 점점 마음 깊은 곳에 꼭꼭 숨기게 됩니다. 맛있는 그림책 《도깨비 빙수》는 어린아이의 화난 마음을 맛있는 요리를 만들며 풀어갈 수 있게 하였습니다. 뚝딱뚝딱 땅콩을 절구에 빻고, 포도 껍질을 놀이하듯 벗기고, 수박을 내리쳐 쩍 하는 소리에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해 완성된 도깨비 빙수를 맛볼 때는 활짝 웃고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재미있는 그림책이 화난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원한 레시피가 되는 맛있는 그림책입니다.
《도깨비 빙수》는 책먹는아이의 세 번째 요리 그림책으로 자신의 물건을 망가트리는 동생과 무조건 참으라고만 하는 엄마에게 화가 난 도깨비의 화를 풀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잔뜩 화가 난 도깨비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 뚝딱뚝딱 절구질과 다양한 과일로 놀이하며 즐겁게 놀다 보면 어느새 화가 풀리고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달콤한 팥빙수가 완성됩니다.
글 이효선
서울에서 태어나 유아교육을 공부한 후 수업시간이 즐거운 요리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글쓰기를 배워 그동안 많은 친구와 함께 나누었던 재미있었던 기억을 그림책에 담으며, 더 많은 친구가 그림책과 요리 놀이의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기를 꿈꿔 봅니다. babee <나는 꼬마 요리사>, 여성중앙 <상상력을 키우는 동화책 요리>, 중앙일보 <요리조리 쿡쿡 꼬마들의 맛있는 방학>, KBS 뉴스광장 <여름방학, 이색 체험으로 알차게> 등을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따뜻한 눈사람》, 《요술빵집의 새싹 한 컵》이 있습니다.
그림 황적현
캐릭터 작가로 활동하며 평면 캐릭터에 밝고 경쾌한 입체감을 담고 싶어 클레이를 시작하였습니다. 지금은 순수한 아이들의 동심이 담긴 글을 쓰며, 행복한 클레이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방송국 프로그램, 기업의 제품 이미지 작업과 함께 다년간 <리딩프렌즈>에 클레이 만들기 제작 과정을 연재하였고, 교과서 《우리들은 1학년》 표지를 작업하였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주근깨 구름》, 그린 책으로는 《따뜻한 눈사람》, 《요술빵집의 새싹 한 컵》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