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욕괴물일까
민범이는 심술 열매를 먹었는지, 오늘도 선생님의 눈을 피해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에게 시비를 걸고 욕과 나쁜 말을 했습니다. 민범이의 입에서 욕과 나쁜 말이 나올 때마다 풍기는 지독한 구린내 때문에 아이들은 고개를 돌려 코를 막았습니다.
민범이 눈에 승찬이가 보였습니다. 민범이는 괜스레 트집을 잡아 승찬이에게 욕을 퍼부었습니다. 마치 독을 품고 혀를 날름거리는 뱀과 같았습니다. 민범이의 입에서는 심한 구린내와 함께 한눈에 보기에도 새까만 침들이 승찬이 몸에 뿌려져 승찬이의 가슴 한가운데 커다란 상처를 남겼습니다.
“아, 아……파. 너무 아파.”
승찬이는 상처 난 가슴을 부여잡으며 숨을 헐떡였습니다. 그러고는 아프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민범이는 자신의 욕 때문에 쓰러지는 승찬이를 보며, 자기가 정말 아이들에게 강하고 무서운 사람이 되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국립국어원 조사에 따르면 ‘평상 시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한다’는 학생이 10명 중 9명으로 90%에 달했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2013년 우리말 사용 실태’에서는 ‘평상시에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한다’는 청소년이 약 96%에 이른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점점 욕설을 사용하는 연령이 낮아져 지금은 초등학교 중·고학년 어린이까지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하는 비중이 늘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대부분의 어린이가 욕설이나 비속어를 호기심 또는 장난이나 애정 표현 정도로 생각하고 시작하였다가 점차 친구를 괴롭히는 언어폭력과 학교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옛말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말처럼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합니다. 또, 복이 되거나 독이 되어서 사람의 인생까지 바꾸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중요한 말이 욕과 나쁜 말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욕괴물》을 읽으며 많은 친구들이 말이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깨닫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프롤로그
훔쳐보기
친구 하자, 김민범
그대로 멈춰!
이상준이 돌아오다
독해지는 구린내
엄마, 날 믿어 줘
과거를 엿보다
변해 가는 김민범
약해지는 구린내
글 송보혜
해맑은 아이들과 깔깔거리며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 독서지도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연극 대본을 쓰며 삼성전자 패밀리넷에서 동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다, 2013년 마로니에 전국 여성 백일장에서 <그림자 괴물>로 수상하였습니다. 파란정원을 통해 첫 번째 동화책 《욕괴물》을 출간하며 어릴 적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으로
그림 장여회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후 출판사 편집 디자이너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미술 선생님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지금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재미난 전시회와 함께 다양한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순수하고 엉뚱했지만, 항상 즐거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어린이와 소통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뱅글뱅글 박사의 비밀 로봇》, 《나 혼자 해볼래 정리정돈》, 《큰스님, 대관령 신이 되다》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