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반려동물 이야기
우리는 인간들이 버려서 생긴 쓰레기들이야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들이 이 섬으로 차츰차츰 쌓여가고 있어.
또 가끔은 파도에 떠밀려 오기도 하지, 너처럼.”
“나처럼”
“맞아, 우리처럼. 우리는 인간들이 버려서 생긴 쓰레기들이야.”
“난 버려진 게 아니라 배 위에서 바다로 떨어진 거야.”
“누구에 의해”
“그건…….”
짐승의 날카로운 이빨에 물린 듯 녀석의 질문에 나는 꼼짝을 못 했다.
차마 엄마가 나를 떨어트렸다는 말은 할 수가 없었다.
-본문 중-
어느 사이 ‘애완동물’이란 말보다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흔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며 기르는 동물 ‘애완동물’에서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동물인 ‘반려동물’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었던 반려동물을 때로는 귀찮고, 때로는 아프다는 이유로 버리기도 합니다.
《너에게 하지 못한 말》의 주인공 두부도 그랬습니다. 3개월밖에 안 된 두부가 처음 집에 오던 날, 아빠는 강아지를 보자마자 두부처럼 하얗고, 배가 몰캉몰캉하다며 ‘두부’라는 이름을 지어 주며 무척 예뻐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두부네 식구는 첫 번째 가족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아빠 회사 사람이 추천했다는 아름다운 섬으로……. 두부는 첫 번째 가족 여행에 가슴이 떨렸습니다. 섬에 들어가기 위해 큰 배에 오른 두부는 이곳저곳 구경할 것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성목이의 핸드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고, 그것은 가족들과의 허망한 이별이 됩니다. ‘엄마의 실수’라고 믿었던 두부, 하지만 현실은 두부를 버리기 위한 가족 여행. 두부는 자신이 버려졌다는 것도 모른 채 가족을 그리워하며 다시 만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버려지는 반려동물 이야기 《너에게 하지 못한 말》에서 황적현 작가는 유기된 반려동물과의 소통과 용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였습니다. 처음 반려동물을 맞았던 마음 그대로 끝까지 그 마음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첫 번째 가족 여행
쓰레기 섬에 던져지다
너에게 친구가 되어 줄게
철창과 마귀식
다시 핸드폰 속으로
진짜 혼자가 되다
너에게 하지 못한 말
에필로그
글 황적현
세상에는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빛이 있습니다. 한 줄기 빛처럼 밝게 빛나기도 하고, 때론 빛을 잃어 은은하게 밝히기도 합니다. 그런 다양한 빛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에 담으려 노력하며, 현재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방송국 프로그램, 기업의 제품 이미지 작업과 함께 다년간 <리딩 프렌즈>에 클레이 만들기 제작 과정을 연재하였고, 교과서 《우리들은 1학년》 표지를 작업하였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주근깨 구름》이 있고, 그린 책으로 《따뜻한 눈사람》, 《요술빵집의 새싹 한 컵》, 《도깨비 빙수》, 《보름달 케이크》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