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전하는 구조 메시지
새똥섬을 지켜주세요!
옛날 옛날에, 앨버트로스라는 새가 살았어요. 그런데 앨버트로스에겐 참 특이한 버릇이 있었어요. 똥을 아무 데나 누지 못한다는 거예요. 어느 날, 엄마 새는 바다 한가운데 똥을 누기 참 좋은 곳을 발견했어요. 그 후 새들은 먼 곳을 여행하다가도 똥을 눌 때는 꼭 이곳에 가서 똥을 누었어요. 그렇게 1년이 지나고, 100년이 지나고, 1000년도 훨씬 더 지나자 새똥은 하늘에 닿을 만큼 높이 높이 쌓여 갔어요. 그리고 산호초와 함께 딱딱하게 굳어져 섬이 되었지요.
“이야, 이렇게 아름답고 풍요로운 섬이 있다니. 여기서 살고 싶어.”
멀리서 사람들이 새똥섬을 찾아왔어요. 어떤 사람은 아예 짐을 싸들고 이사를 왔지요. 새들은 사람들에게 새똥섬을 빌려주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새똥섬에 한 박사가 찾아왔어요. 박사는 새똥을 보고 보고 또 보고, 이상한 약품을 섞고 섞고 또 섞더니, 이렇게 외쳤어요.
“놀라워요! 이 새똥은 보통 똥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똥이라고요.”
여러 나라 사람들이 배에 돈을 가득 싣고 찾아왔어요. 너도나도 새똥을 사겠다고 아우성이었지요. 이제 새똥섬은 세계 최고의 부자 나라가 되었어요. 그러나 20여 년이 지난 지금 새똥섬 나우루공화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되었어요. 게다가 섬은 점점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답니다.
병아리 도서관 일곱 번째 이야기 《똥섬이 사라진대요》는 자연이 만들어 놓은 새똥섬이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점점 파괴되어 가는 모습을 통해 어린이들이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고 지구를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작가는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에 진짜 있는 ‘새똥섬 나우루공화국’을 통해 어린이들이 동화를 읽고 직접 찾아보며, 현재의 모습을 확인하길 바란다. 100년이라는 먼 미래가 아니라 가깝게는 5년, 10년 후 물 부족 국가인 우리도 같은 모습으로 힘들어하고 있지 않기 기원하면서…….
책 속에서
새똥섬은 이제 세상에서 가장 돈 많은 나라가 되었어.
집 안이 돈으로 가득 차서
집 밖에 베개를 놓고 자야 할 정도였어.
돈을 넣을 창고도 몇 개나 지어야 했지.
하지만 문제가 생겼어.
창고를 지을 일꾼이 아무도 없는 거야.
새똥섬 사람들은 모두 돈을 쓰느라 바빴거든.
아무도 일을 하지 않았어.
결국, 다른 나라에서 사람을 불러와 일을 시켜야 했지.
중략
새똥섬 사람들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어.
그동안 일하지 않고 먹기만 했기 때문에
병이 든 사람이 많아졌거든.
너무 뚱뚱해져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생겼어.
새똥섬 사람들은 이제 아무도 웃지 않았어.
더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없었지.
글 안영은
‘똥’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똥’자만 봐도 깔깔 웃음이 난다는 선생님은 ‘똥’이 더러운 게 아니라 지구의 소중한 ‘보물’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2015년, 볼로냐 라가치상을 탄 이후로 더 재미있는 똥 이야기를 쓰기 위해 온종일 똥 생각만 하고 있답니다.
지은 책으로 《마법의 친절 변신 크림》 《세상에서 가장 큰 케이크》 《나는 마녀가 될 거야!》 《떴다 떴다 비거, 날아라 정평구》 《아우야 안녕》 등이 있습니다.
그림 김은경
어린이들의 마음 높이에 맞추는 즐거운 그림을 그리는 화가입니다. 다양한 표현으로 아이들에게 따듯하고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잔소리 로봇》 《내 에티켓이 어때서!》 《엄마는 모를 거야》 《견우와 직녀》 《도깨비감투》 《냐옹이 언니》 《수학일기》 《1주일만에 끝내는 국어교과서》 등이 있습니다.